신변 잡기
1. 우선 비행기표를 샀다.
이젠 두명 분이니까, 거금 2100불.
비행기표 살때 엄청 손떨렸는데...아무래도 자꾸 돈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돈이면 한달 월세에, 새 노트북을 살 수 있는데...--뭐 이런 식이다.
이전에 학생일때는 학기가 끝나면 아무 것도 없으니까 한국엔 무조건 들어가는 거고,
돈이 비싸긴 해도 그게 아깝다고 생각을 하진 않은 거 같은데 말이다.
사실 한번 비행기표에 2-3달은 있다 오는 거였으니까.
이번 2주반 정도.
이렇게 아까워하는 거면 앞으로 자주 들어가지는 않겠구나 싶기도 하고.
4월 30일부터 5월 13일까지 한국 체류.
13일에 도쿄 도착, 17일날 미국으로 돌아간다.

2. 직업관련.
잡다한 일들을 와구와구 하던 게 줄어들 거라서 기쁘다.
우선 소더비 (Sotheby's)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중국문화원/Museum of the Moving Image에서 가이드하는 일 정도.
여전히 직업명은 세 개지만 나름 연관된 일이라
이런 저런 병원에 불리워가며 암환자, 폐이식수술환자 등등 통역하는 등의 일보다는 훨씬 차분하다.
한국 드라마/쇼 자막다는 일도 이젠 거의 뜸하며.

게다가 Museum of the Moving Image에서는 박물관 샵에서 물건 파는 사람이어서
언제나 손님없이 시간 죽이며 수동적으로 자리를 지켜야하는 고문에
정신적으로 괴로워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같은 공간에서 이젠 가이드를 하고 있으니까--educator라고 불림--
말하고 사람들 끌고 돌아다니니 속이 편해.
샵 점원일때는 시간당 $8.5 였는데, 이젠 $13인 것도 기쁜 소식.
수위, 청소하시는 분들은 가끔 나한테 너무 대견하다는 듯 다가온다.
이민 1세대 부모가 자식이 미국사회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는 것이 대견하다는 듯.
자만하는 나야, 상점직원이 나한테 터무니없이 낮은 직급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하지만서도,
수위아저씨와 나는 어차피 이 나라에서 같은 유색인종아닌가.

3. 혜택.
Museum of the Moving Image에서 상점에서 그렇게 일하면서도
모르고 있던 혜택.
이 뮤지엄에서 일하는 누구라도 아이디만 있으면
뉴욕 예술영화관이 공짜--나와 친구한명까지.
한 서너 개 좋은데 골라서 필과 함께 요즘 매진하고 있다.
지아장커의 Still Life (IFC),
루마니아 영화, 4 Months, 3 Weeks, 2 Days (IFC)
출산을 통한 미국 성장영화, Juno (Bam Rose)
어찌할 수 없이 태평하고 느긋한 러시아 농부의 혁명이라는 변혁맞이, 무성영화 Happiness (Walter Reade)
공짜표 때문에 필은 최근 들어 친한척을 많이 한다.

4. 손님들
오윤,작은언니,보풀과 남친 이 연말연시 우리를 찾은 손님들.
그렇게 놀면서 연말연시가 지나갔고.
뉴욕에 오니까 조금씩 내 옛날 서울 생활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
친구들이 찾아오고 밤새고 수다떨고,
게다가 아주 친하지는 않지만 잘 지내는 서로 다른 친구들을 가끔씩 만나다 보면
일주일, 이주일 한달이 금방 간다.
물론 한국에서처럼 막 전화걸고, 오늘 당장 만나자 할 친구들까지는 아니지만,
이번주 수요일 아침 딤섬은 어때 하고 연락하는 스테파니,
중국문화원 오프닝에 같이 가고 싶다고 하는 수자나와 그녀의 남편 데이비드,
무슨 토크가 있으니 그 이후 만나자는 최정봉 선생님...
조금씩 서울 생활의 리듬과 근접해지고 있다.

by chaplin | 2008/02/06 05:51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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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emon at 2008/02/21 10:22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생활인 것 같구나.
Sill life 씨네큐브에서 봤는데.
아침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생겼다니 덜 외로워진 것 같아 다행이야.
Commented by 김비투 at 2008/02/22 09:29
"공짜표 때문에 필은 최근 들어 친한 척을 많이 한다" ㅋㅋ. 이것두 자랑하는 거죠?

뉴욕이 좋네요. 우리 동네에는 Spectrum이 하나 있는데, 영화들이 좀 늦게 들어와요. The Band's visit하고 4 Month..는 보고 싶었는데, 전자만 보고 갈 것같아요. 참, 혹시 한국에서 multicultural 이벤트 계획이 확정되면 알려주세요.
Commented by chaplin at 2008/02/22 11:39
레몬: 아침은 사실 그날 한 번 뿐. 맨날 오피스에서 일하니까 그냥 직장인 생활이지.
비투: 아참. 5월 3일 12시이어요. 이멜 주소를 알려주삼. 몰래하는 쪽지로.
Commented at 2008/02/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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